추석 차례상 음식과 지역별 차이, 전통의 의미를 잇는 명절 밥상

경상남도 창원은 남해안에 위치한 해양도시로, 예로부터 어업과 수산업이 활발하게 발달한 지역이다. 마산, 진해, 창원 세 도시가 통합되어 형성된 창원시는 풍부한 해산물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향토음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음식이 바로 ‘아귀찜’이다. 아귀는 낯선 외형 때문에 과거에는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고, 어민들 사이에서 흔히 ‘버려지는 생선’이기도 했다. 하지만 창원의 어머니들은 이 아귀를 버리지 않고 된장이나 고춧가루, 마늘 등을 넣어 매콤하게 조리했고, 그 맛이 입소문을 타며 결국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창원 아귀찜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닌다. 첫째, 매운맛보다 감칠맛과 담백함에 초점을 맞춘 양념이다. 둘째, 콩나물과 미나리를 넉넉하게 넣어 식감을 살린다. 셋째, 아귀의 내장이나 껍질을 활용해 고소한 풍미를 더한다. 이러한 요리 방식은 창원 사람들의 절약 정신과 정성스러운 손맛, 그리고 바다에 대한 경외심이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오늘날 창원 아귀찜은 전국적으로도 명성을 얻었으며, 마산 지역에는 아귀찜 거리가 형성되어 여행객들에게 꼭 들러야 할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귀찜은 단순히 매운 찜 요리가 아니다. 아귀 특유의 식감과 다양한 채소, 깊은 양념 맛이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음식이다. 아귀는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기름기가 적고, 콜라겐이 풍부해 식감이 부드럽고 탱글탱글하다. 아래는 창원식 아귀찜의 전통적인 조리과정을 소개한다.
아귀는 고단백 저지방 식재료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적합하다. 특히 아귀의 껍질과 연골 부위에는 풍부한 콜라겐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 탄력 개선과 관절 건강에 효과적이다. 또한 아귀에는 비타민 B12, 비타민 D, 철분, 칼슘, 아연 등의 무기질이 고루 포함되어 있으며, 체력 보충 및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콩나물은 숙취 해소에 좋은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 C가 풍부하고, 미나리는 체내 열을 내려주고 해독 작용을 도와준다. 함께 곁들여지는 청양고추와 마늘은 항산화 작용과 면역 기능 향상에 기여하며, 전체적으로 아귀찜은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음식이다. 또한 고추장과 된장으로 구성된 양념장은 장 건강과 소화 기능을 돕는 발효식품으로서의 효능도 있다. 그 덕분에 창원 아귀찜은 단순히 미식의 즐거움을 넘어, 현대인들의 건강을 고려한 ‘현명한 외식 메뉴’로도 주목받고 있다.
창원 아귀찜은 지역이 간직해온 식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음식이다. 보잘것없던 생선이 한 접시의 진미로 탈바꿈한 이 음식에는 창원 사람들의 근면함, 창의성, 그리고 미각에 대한 자부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귀찜을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그 정성과 시간이 만들어내는 깊은 맛은 한 번 맛본 사람이라면 쉽게 잊을 수 없다. 오늘날 창원에는 아귀찜 전문 식당이 즐비하며, 그 명성은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특히 마산 어시장 인근에는 ‘아귀찜 거리’가 형성되어 있어, 관광객들에게는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잡았다. 향토 음식이 단지 한 끼 식사를 넘어 도시의 브랜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창원을 방문하게 된다면, 현지 식당에서 정성스럽게 만든 아귀찜을 꼭 맛보시길 권한다. 콩나물 위에 풍성하게 얹힌 붉은빛 아귀찜 한 접시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바다의 정취와 사람들의 손맛, 그리고 도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것이 바로 창원 아귀찜이 주는 특별한 가치다.